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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남아공 총선, 아프리카민족회의 승리 확정  

민주화 20년을 맞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총선에서 집권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승리했다. 무능하고 부패한 아프리카민족회의에 대한 불만이 크지만 별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사회혼란을 우려한 유권자들이 안정을 택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지난 7일 실시된 남아공 총선 결과 98.83%가 개표된 9일 오후 3시(현지시간) 현재 아프리카민족회의는 62.2%의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1994년 민주화 이후 다섯 차례의 총선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 제1야당인 민주동맹(DA)은 직전 선거에서의 득표율 16.7%를 크게 뛰어넘는 22.2%를 득표하며 약진해 백인정당 이미지에서 탈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부패와 성추문으로 비판받는 제이콥 주마 대통령(72)은 총선 승리로 사실상 재선에 성공했다. 비록 아프리카민족회의가 흑인 유권자들의 변함없는 지지 속에 60%대 득표율을 방어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백인정당인 민주동맹(DA)의 약진으로 향후 정국 운영에 난관이 예상된다. 

 

아프리카민족회의가 압도적 승리를 거둔 데는 남아공의 ‘국부’로 추앙받던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사망한 뒤 처음 치러지는 총선이라는 점이 흑인유권자의 표심을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흑인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아프리카민족회의가 흔들릴 경우 인종분쟁 등 급격한 사회혼란이 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아프리카민족회의는 이번 총선 승리로 내부개혁을 통해 부패를 일소하고 실업률을 낮추고 빈부격차를 해소하는 등 현안을 해결하겠다고 하지만 말로만 그칠 경우 진짜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흑인 저소득층 사이에서는 인종차별정책이 폐지된 후 실질적으로 달라진 게 없다는 인식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40%에 달하는 실업률과 세계최고 수준의 빈부격차, 열악한 공공서비스 등 정치적 문제에다 주마 대통령의 성폭행 등 기소 전력과 거친 언행, 은칸들라 사저 공금유용 의혹 등 각종 부패 의혹이 제2기 집권 내내 발목을 잡아 주마 대통령이 중도하차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