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정부가 친러시아 무장세력이 점령하고 있는 동부 슬라뱐스크 진입을 시도하면서 양측의 교전이 발생해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흑해 연안의 오데사에서는 친러 시위대와 친정부 시위대가 충돌해 46명이 사망하는 등 혼란은 남부로 확대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5일 성명을 내고 슬라뱐스크 외곽 교전으로 군인 4명이 숨지고 30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밝혔다. 아르센 아바코프 내무장관은 “무장세력이 이날 새벽 슬라뱐스크 외곽에서 정부군을 매복공격했다”며 “그들은 우리를 상대로 전쟁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분리주의 세력이 민간인을 인간방패 삼았다고 비난하며 이들이 수류탄을 포함해 중화기를 사용했다고 전했다.
정부군, 친러 세력 점령 슬라뱐스크 진입 시도
친러 무장세력은 이날 새벽 우크라이나군의 M24 헬기를 격추시키며 대테러작전을 일시 중단시켰지만 희생자는 더 많았다. 한 무장세력 지도자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우크라이나군과의 교전에서 약 25명이 사망했다면서 “적들이 시내로 진입하는 건 가까스로 막았지만 많은 희생을 치러야 했다”고 말했다. BBC 취재진은 친러 무장세력 약 800명이 도심으로 후퇴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난달 22일 동부 지역에서 대테러작전을 재개한 후 그 첫 단계로 친러 무장세력의 거점인 슬라뱐스크를 포위했으나 지금까지 시내 진입은 시도하지 않았다. 중무장한 친러 무장세력을 공격할 경우 적잖은 희생을 치를 수 있고, 러시아의 직접 개입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러나 분리주의 세력이 점거 지역을 확대하고 오는 11일 분리투표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보이자 결국 강경책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의 군사전문가 드미트리 팀츄크는 정부의 대테러작전이 11일 이전에 종료되지 않으면 러시아가 개입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남부 오데사에선 친러·반러 시위대 유혈 충돌
오데사에서는 지난 2일 우크라이나 극우단체인 ‘프라비 섹토르’ 회원이 중심이 된 친정부 시위대와 친러 시위대간에 충돌이 발생해 양측에서 46명이 숨지고 200여명이 다쳤다. 희생자 대다수는 친러 시위대로, 이들이 진을 치고 있던 노조 건물에 친정부 시위대가 화염병을 던져 발생한 화재로 숨졌다. 우크라이나 총리는 사건 다음날 “러시아는 동부 지역에서 일어난 것과 같은 일을 오데사에서 되풀이하려 한다”고 말했으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자국민을 상대로 전쟁을 선언했다”고 응수했다.
아바코프 내무장관은 5일 오데사의 질서 회복을 위해 특별 경찰 병력을 파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럽연합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30개국 외교장관은 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유럽이사회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한다.
'세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교황청 “10년간 성추문으로 848명 성직 박탈” (0) | 2014.05.07 |
---|---|
엘시시, 대통령 되면 무슬림형제단 몰아내겠다 (0) | 2014.05.06 |
줄어드는 꿀벌, 중국 농장 ‘인간벌’이 수분 (0) | 2014.05.05 |
마르마조프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 “우크라이나 내전까지 가진 않을 것" (0) | 2014.05.01 |
‘경제대국’ 중국, 올해 안에 미국 추월한다 (0) | 2014.04.30 |